사람이 마실 수 있는 액체, 음료
음료란 무엇일까? 우리는 ‘먹는다’는 행위를 굳이 둘로 나누어 ‘먹고 마신다’고 표현한다. 먹는 행위가 에너지를 얻어 움직이기 위해서라면, 마시는 행위는 수분을 섭취하여 생존하기 위함이다. 이 절박한 구분은 현대에 와서 많이 사라졌다. 이제 우리는 고도화된 요리의 소비를 모두 ‘먹는다’고 표현하고, 마시는 것을 그 하위로 포섭하곤 한다. 현대 음료의 사전적 정의는 다음과 같다.
‘음료(飮料) : 사람이 마실 수 있도록 만든 액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
이 정의는 맛이나 재료를 구체적으로 특정 짓지 않는다. 다만 ‘사람이 마신다’는 행위와 ‘액체’라는 물성, 두 가지로 정의한다. 이 정의에 부합하는, 우리가 마실 수 있는 액체는 수도 없이 많다. 가장 기본적인 물부터 시작해 술, 커피, 차, 주스 등 전형적인 음료들을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음료’라고 단정하기엔, 그 정의에 부합하지 않는 음료가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사람이 마실 수 있는 액체’라는 정의는, 정말 충분한 걸까?
모호한 경계, 음식과 음료
음식과 음료의 경계는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그리 명확하지 않다. 예를 들어 스프Soup는 음식이라고 하기엔 석연찮은 구석이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은 스프가 음식이라는데 별 어려움 없이 동의하겠지만, 한 번 생각해 보자. 스프는 왜 음식이어야 할까? 왜 음료라고 볼 수 없는 걸까. 식사대용이기 때문에 음료가 아니라고 한다면, 이견을 낼 수 있다. 식사대용으로 마시는 음료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미수米水같은 것은 마시는 물이지만 꽤 충분한 열량을 공급한다. 냉면 먹을 때, 입맛을 돋우기 위해 함께 마시는 육수는 음식일까, 음료일까? 분명 고기로 낸 국물이지만, 우리는 잔에 담아 마신다. 버블 티처럼 전분으로 만든 펄이나 알로에 음료 속 알로에 조각 등 건더기가 들어가지만 음료로 분류되는 것은 또 어떤가. 음식과 음료가 생각만큼 정확하게 나눠지는 것 같진 않다.
음료란 마실 수 있는 것
물론 스프가 음료라고 주장하려는 것은 아니다. ‘무엇’이라고 정의를 내리기보다는 반대로, 음료를 제한하는 어떤 한계를 깨고 나가려는 것이다. 스프를 음식이라고 구분 짓는 대부분의 조건은 사실 음료에도 얼마든지 부합할 수 있다. 음료를 액체로만 제한해서는 그 참 의미를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음료에 있어 ‘액체’라는 것이 중요한 물성이긴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신다’는 포괄적 행위에 있다. 액체가 아니어도 마실 수 있지만, 마실 수 없으면 음료라고 부르긴 힘들다.
반 액체 상태거나 고체가 섞인 것이라도 마실 수 있다면 음료이고, 건더기가 있어도
목에 걸리지 않고 매끄럽게 마실 수 있다면 음료로 볼 수 있다. 그러니 이제 장벽을 하나 없애고, 음료의 정의를 좀 더 간단하게 만들어 보자.
‘음료(飮料) : 사람이 마실 수 있는 것’
음료에 대해서 조명하는 글이라니,,, 평소 찾아볼 수 없었던 거라 굉장히 흥미롭네여!!!!
2019-09-16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던 주제를 곰곰히 생각해보게 하는 글이네요. 각자 의견차이가 있다보니 사실 뭔가를 정의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2019-09-04
음료에 대한 흥미로운 글이네요...마시면서 즐길 수 있다면 음료가 될수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2019-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