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로그룹Oro Group은 미국의 쉐리 존스(Sherri M. Johns, 이하 쉐리)와 우리나라 연응주(EZ Yeon, 이하 EZ) 대표가 설립한 회사로, 생산국의 농부와 소비국의 로스터를 직접 연결하여 상호간의 지속가능한 거래선을 구축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회사는 2018년 오로 데 산타바바라Oro de Santa barbara 개최를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2019년 오로그룹의 프로젝트는 온두라스 서쪽 엘살바도르, 과테말라와 국경을 마주하고 있는 작은 도시 오코테페케Ocotepeque에서 첫 번째 대회를 개최하는 것과 산타바바라에서 두 번째 행사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적인 커피 컨설턴트인 쉐리 존스는 오로그룹의 탄생과 관련해 “현재 C마켓 가격은 1불 이하로 폭락한 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농부들에게 다음 해의 농사에 대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 수준이다. 이러한 흐름이 좀처럼 바뀌지 않던 찰나, EZ에게 ‘생산국의 농부를 지원하며 소비국의 스몰 로스터도 직접 커피를 구매할 수 있는 CoE 같은 행사를 만들어보자’는 제안을 받아 곧바로 실행에 옮기게 됐다”며 “물론 대규모 농장주도 C마켓 가격에 치명적인 영향을 받지만, 무엇보다 소규모 농부들은 당장의 생계가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자는 취지로 오로그룹을 발촉시켰다”고 말했다. 또한 “오로그룹의 목표는 뚜렷하다. 작은 규모의 농부들도 품질에 부합하는 가격을 받고 커피를 판매할 수 있고, 소비국의 소규모 로스터들도 생산국으로부터 높은 품질의 커피를 직접 구매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러한 취지에 걸맞게 생산자가 오로 대회에 출품할 수 있는 커피의 양은 69kg짜리 백bag 기준 최대 15백으로 제한했고, 바이어도 대규모 회사에 소속된 이들은 초청하지 않고, 경험 많은 스몰로스터와 커퍼를 초청해 직접 순위를 선정하고 옥션에 응찰할 수 있도록 만든 행사”라고 말했다.
C마켓 가격 추이에 따른 생산국/소비국의 입장
2019년 5월 11일 현재 뉴욕 C마켓 가격은 파운드당 90.68센트로 최근 5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C마켓 가격의 최저치는 92년 52.90센트, 2001년 42.60센트였는데, 인건비 및 제반 비용 상승을 감안하면 상당히 심각한 수준으로 저평가 되어있다. 이러한 커피가격의 폭락은 직접적인 농부들의 소득감소로 이어졌고, 콜롬비아커피생산자연합회는 홈페이지에 총 맞은 커피 농부의 사진을 게재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온두라스 부통령 히카르도 알바레즈는 “온두라스는 농업 중에서도 커피 산업에 의존도가 높은 무역구조를 갖추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커피 재배를 위해서는 그에 걸맞은 수익이 있어야 한다. 일부 대규모 농장은 C마켓 가격에 대해 어느 정도 저항력을 가지지만, 소규모 농부들은 낮은 기준 가격 탓에 아무리 좋은 커피를 생산한다고 해도 판매할 수 있는 가격이 정해져 있다. 이런 상황에서 농부들은 다음 해 농사에 대한 의지를 상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온두라스 뿐 아니라 커피를 생산하는 대부분의 나라가 같은 입장이다. 작은 규모의 농장을 보유한 농부의 이야기를 조금 더 들어보았다. 페루 북부지역에서 커피를 재배하고 있는 헴네르Gemner는 “해외 바이어가 농장을 둘러보고, 커피맛을 본 후 매우 만족스러워 했지만 결국 걸림돌은 C마켓 가격이었다. 품질이 높은 커피라면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상황이 참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한, 콜롬비아에서 커피 농사를 짓고 있는 산체스Sanchez는 “1ha 미만의 농장을 가지고 있어 생산량이 매우 적다. 좋은 품질의 커피가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에 많이 투자했지만, C마켓 가격이 1달러를 밑도니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에 따르면 커피를 재배함에 있어 엘살바도르에서는 원두 파운드당 1.5달러가, 콜롬비아에서는 1.2달러가량 필요하다. 생산에 소요되는 비용보다 판매되는 값어치가 더 낮아지면서 농부들은 새로운 커피를 생산할 의욕을 잃고,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작물로 대체되고 있다.
C마켓 가격 추이
C마켓 가격추이를 살피는 건 생산자만이 아니다. 소비국의 커피 업계 종사자 역시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그린빈 수입업체의 담당자는 이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구한 국내 그린빈 수입업체 관계자는 “C마켓 가격이 그린빈 거래의 척도가 된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서는 C마켓 가격이 큰 의미가 없는 경우가 많고, 생산자가 부르는 게 값이다. 옥션을 자체적으로 치르는 에스메랄다 농장이나 인헤르토 농장 정도야 차치하더라도, 국내외에 이름이 조금씩 알려진 농장들은 그에 맞는 프리미엄을 붙여 커피를 판매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가격이 너무 높아 구매를 위한 커핑을 해 보면 거품인 경우도 꽤나 많다”고 말했다. 다이렉트 트레이드로 그린빈을 구매하는 올코코코리아 주선섭 대표는 “국내 소비자들은 그린빈을 구매할 때 무조건 가격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그래서 가성비가 좋은 그린빈을 추천해달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C마켓 가격을 기준으로 그린빈을 구매하긴 하지만, 이는 커머셜 커피에 국한된 이야기일 뿐 스페셜티 커피는 상황이 다르다. 또한 국내의 경우 그린빈도 유행을 많이 타는 편이라 이름이 알려진 농장은 저절로 프리미엄이 붙어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그래서 안정적으로 구매할 수 있는 농장의 커피를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맥을 달리하는 그린빈 수입자도 존재한다. <케이브로스 커피> 김유완 대표는 “때때로 C마켓 가격은 그린빈 구매 시 매우 좋은 척도가 된다. 콜롬비아 커피를 직접 들여오고 있는데, 꾸준히 거래해온 농장이라고 하더라도 품질에 따라 C마켓 가격으로 거래가를 책정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또한 대량으로 구매하는 경우에도 C마켓 가격을 구매가의 기준으로 삼는 게 일반적이라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결국 C마켓 가격은 단순히 커머셜 커피의 가격추이를 넘어 전체적인 커피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경제적 불확실성은 기호식품인 커피의 가격을 가장 낮은 지점까지 끌어내렸고, 이에 따른 가중은 생산국 농부뿐만 아니라 소비국의 커피인들에게까지 더해지고 있다. 김유완 대표는 “C마켓의 등락은 우리의 수익과도 직결되어 있다. 하지만 단순히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생산자들에 대한 배려로 지속가능한 생산을 위해 힘써야 하는 시점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래서 조금은 더 비싸더라도 구매 결정 시 생산자의 관점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지속가능성 문제는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2019-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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