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MX
지난 글에 언급했던 JUS&CO와 ‘아마티보 코리아(이하 아마티보)’의 협업 시도 중 하나인 ‘project MX(MX는 멕시코Mexico의 준말)’는 일반적으로 부여된 멕시코 커피에 대한 안 좋은 인식과 편견을 깨기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다. 필자가 멕시코에 방문했을 때 이미 프로젝트는 진행 중이었다. 월간 7월호에 언급했던 산 라파엘에서 아마티보 강병문 대표의 노하우를 전수받아 여러 프로세싱을 시도하고 있었다.
 

JUS&CO의 ‘에코택 진공팩’을 이용한 무산소 발효도 진행 중이었는데,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어 일반 포대에 넣고 발효시킬 때보다 발효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렸다. 이렇게 하면 과발효를 막을 수 있고 플레이버가 더욱 선명해진다. 발효 후에는 JUS&CO의 파티오에서 건조 과정을 거쳤다. 생두는 산 라파엘의 주력 품종인 파체Pache와 카투라를 이용하고 있었다. 우리가 흔히 경험한 멕시코 커피는 퀄리티의 차이가 커 맛의 편차도 컸다. 이는 역시 멕시코 커피 농장의 전문적인 지식 부족으로 인한 관리 미비 때문이다. 그러나 필자는 이번 연수를 통해 커피 재배에 대한 지식이 있는 사람과 기업 등이 멕시코 농장에 도움을 주고 상생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덕분에 멕시코 커피의 질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다.


산 라파엘의 프로세싱
이제 2019 CoE 2위에 빛나는 산 라파엘의 프로세싱 과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커피 체리를 수확한 후 그대로 진공팩에 넣어 나흘간 무산소 발효시킨다. 아프리칸 베드에서 건조하면 내추럴 커피가 완성된다. 허니 프로세싱은 무산소 발효 후 이틀간 펄핑을 거친 다음 또 발효 과정을 거치고, 그 이후 생두를 물로 씻어내면 워시드 커피가 된다. project MX는 더 좋은 상태의 생두를 생산하기 위해 드넓은 평야에 파티오를 마련해 커피를 건조하고 있다. 시원한 바람과 따뜻한 햇볕이 커피를 만들고 있었다. 이 과정을 거친 고품질 커피를 JUS&CO를 통해 이달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파체 품종은 흔히 볼 수 있는 커피가 아닌데다 게이샤에 버금가는 복합성과 깔끔한 애프터테이스트를 가진다. 선입견을 안겨준 멕시코 커피가 아니라 중남미 어느 나라의 커피와도 견줄 수 있는 경쟁력 있는 커피다. 필자가 현장에서 즐겼던 매력적인 커피를 이 글을 읽는 많은 이도 느끼고, 그로 인해 멕시코 커피에 대한 편견이 깨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카페오로지아
마지막으로 5월호에 게재된 첫 번째 글과 비슷하게 멕시코에서 필자에게 큰 인상을 안겨준 스페셜티 커피전문점을 소개하며 글을 마무리하려 한다. 카페의 이름은 카페오로지아Cafeologia. 바리스타의 입장에서 봤을 때 최고의 카페라 말하고 싶다.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직접 프로세싱을 진행한다는 것. 즉, 커피 재배를 제외한 모든 공정에 직접 관여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는 커피 산지가 있는 나라가 아니면 절대 실행할 없는 시스템이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의 카페는 다이렉트 트레이드를 하든 생두 업체를 통해 구매하든 상관없이 체리가 아닌 프로세싱을 거친 후의 생두만 공수할 수 있다. 커피 재배를 하지 않는, 하기 힘든 나라는 우리나라와 동일하게 커피를 들여온다. 그런데 카페오로지아는 커피 체리를 취급해 직접 프로세싱하는 것이다. 카페 옥상에 올라가면 무산소 발효를 포함해 다양한 프로세싱을 하는 모습을 관찰할 수 있다. 물론 로스팅도 카페에서 직접하고 있었다. 바리스타인 필자로서는 이상적인 카페의 모습이었다. 커피 맛도 맛이지만 무엇보다 카페오로지아만의 커피를 만들어 낸다. 이곳의 진정한 매력은 바로 독창성이다. 카페의 개성이 나타나고 특별함이 돋보여 무척 매력적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