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쇄적인 태도를 지양하고 통찰력을 기를 것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온도를 제어해 만드는 현대의 슬러시까지, 음료는 장구한 시간동안 발전해왔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음료 전문가조차 이 거대한 흐름 속의 음료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음료’라는 카테고리는 원료의 발전·문화적 진보·기술의 개발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며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따라서 ‘음료 전문가’라면 특정 원료와 산업이 만들어 낸 경계 속으로 자신의 시야를 좁힐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다루는 통찰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마찬가지다. 견문을 넓히고 실력을 기르기 위해 외국에 나가거나 원서를 읽는 노력은 중요하지만, 앞서 언급한 통찰력이 없다면 실질적인 진보는 크지 않을 것이다.?현재 음료 산업의 대표 카테고리인 차·커피·술과 그 하위분야에서 뛰어난 스킬과 현장 지식을 갖춘 전문가는 다수 존재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전문가와 만나고 작업해보면 대부분 다른 분야에 있어 폐쇄적인 태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카테고리간의 정보 교류를 꺼리고 자신이 모르는 분야에 대한 작은 호기심도 없어, 급기야 서로 이단시하기까지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음료 전체에 대한 식견이 성장할 수 없는 현실이다.
지금껏 쌓아온 지식을 적극 활용해 포용적 안목에 힘쓸 때
차 전문가라도 개별 과일에 대한 이해가 없다면 더 나은 과일 아이스티를 만들기 어렵다. 커피에 술을 더해 베리에이션 메뉴를 만들고 싶다면 커피와 술 각 영역에 대한 깊은 공부가 필요하다. 물론 특정 분야의 전문가로서 해당 영역의 기본기를 확실히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전공 분야는 어떤 도구로서 필요할 때 가져다 쓰는 일정한 틀일뿐이지 벗어날 수 없는 사고의 감옥이어서는 안 된다. 우리 인류에게 그동안의 진보란, 전통에 대한 확고한 이해와 변화에의 욕망 그리고 새로운 기술이 복잡하게 얽히며 진행하는 흐름이었다. 다만 과거에는 기술 유입이 아주 드물게 일어나는 외부 충격이었다면, 지금은 내부에서 시시때때로 발생하고 있다. 이렇게 빠른 진보의 시대에 그동안의 정체에서 벗어나 성장하기를 원한다면 전체를 보는 능력이 필요하다. 더 나은 삶을 위해 물리·화학·생물·의학 등 인류가 지금껏 쌓아온 수많은 지식이 우리 발밑에 있고, 인간에 대한 근본적 이해도 계속해서 완성되고 있다. 우리 앞에는 지나온 발자취보다 훨씬 거대한 세상이 기다리고 있는 것이다.
생명을 책임지는 일원, 음료 전문가
음료 산업의 참 목적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음료 전체는 한 부분의 발전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현재 대부분의 음료 카테고리는 각자 고유의 발전 가능성을 소진하고 정체된 상태이다. 많은 지식인이 각 분야 내부의 지식을 체계화하며 다음 상황을 준비 중이다. 이제 우리는 ‘인간이 즐기는 식음료’라는 전체적 관점에서 한 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정점에 도달한 각 카테고리가 풍부한 호기심을 바탕으로 정보 교류를 시작한다면, 식음료 전체에서 비약적인 도약을 이룰 수 있다. 너무 일찍 한계에 부딪히는 전문가가 많다. 그러나 그것은 한계가 아니라 단지 생각의 틀에 갇힌 것뿐이다. 지금은 단지 원하기만 한다면 언제든 새로운 지식을 접할 수 있는 시대이다. 필요한 것은 지식을 정확하게 습득하는 능력과 받아들이고자 하는 자세이다. 재료와 가용 방법, 맛있는 음료를 만들 때 필요한 원칙, 제조, 포장, 유통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음료시장에는 여전히 많은 발전 가능성이 있다. 음료가 어떻게 시작되었고 발전해왔는지를 꼭 기억하자. 우리는 마시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도록 태어났다. 그렇기 때문에 음료 전문가란 단순한 서비스 제공자가 아니라 생명을 책임지는 일원인 것이다.
"음료 전문가라면 특정 원료와 산업이 만들어 낸 경계 속으로 자신의 시야를 좁힐 것이 아니라, 전체를 보고 다루는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말이 인상적이네요. 그동안 음료를 너무 쉽게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2020-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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