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NI INTERVIEW - 전예진 디자이너플러피도넛 디자인 작업의 전반적인 방향성을 소개해주세요.
‘도넛’이라는 명확한 주제가 있었기에 미국의 ‘빈티지’와 ‘레트로’의 적절히 담아내고자 했어요. 개성이 확실한 분위기인 만큼 과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입혀내려고 밸런스 조절에 많이 신경 썼습니다. 직선적인 요소들로 투박하게 꾸려진 공간에 레트로한 감성이 ‘특별 첨가물’과 같은 역할을 하길 바랐어요. 궁극적으로는 도넛이 매우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가상의 공간을 연출해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연남동 한복판에 위치한 매장이지만 미국을 느끼고 간다는 후기를 보면 어설프게나마 목표에 다다르지 않았나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입니다.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밋밋한 디저트 카페보다는 소비자들에게 공간과 무드를 또렷하게 제공하고 싶었습니다. 요즘은 경험에 지불하는 시대니까요. 이를 위해서는 디자인이 적용된 작은 요소 하나하나가 촘촘하게 공간을 이뤄야 한다고 생각해, 도넛과 함께 제공되는 제작물에 힘을 많이 실었어요. 실제로 그런 의도가 도넛과 시너지를 내기도 했고, 소비자들의 시선이 한 번 더 머무르는 카페가 된 것 같아 뿌듯합니다. 맛있는 식품의 판매를 위해서는 시각을 점유하는 것도 중요하고, 브랜드만의 고유한 무드를 지녀야 경쟁력 있는 매장이 될 수 있다는 걸 다시 한 번 되새길 수 있는 작업이었습니다.
여러 작업물 중 가장 애착이 가는 건 뭔가요?
도넛박스예요. 다른 무엇보다도 도넛박스의 존재가 플러피도넛이 다양한 전개를 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해요. 도넛만큼이나 박스를 찾아주는 분들이 많아서 저희 도넛의 맛을 알릴 기회와 채널이 다양해진 것 같아요.
반면 아직은 보완할 부분도 많기 때문에 차근차근 하나씩 수정해가면서 단순히 예쁜 걸 넘어 사용도 용이한 박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디테일 / DETAILS
• 정 대표는 프리랜서인 전예지 디자이너와 함께 브랜딩을 완성했다. 전 디자이너는 인테리어 시공을 할 때부터 작업을 맡아 지금도 꾸준히 유지보수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오랜 시간에 걸쳐 작업을 전개하다 보니 브랜드 컬러는 자연스레 선명하고 경쾌한 빨간색에 다다르게 됐다고. 빨간색만큼이나 비중 있게 사용된 컬러인 상아색은 ‘플러피’스러운 레트로 무드를 한층 더 살려주는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독특한 외관은 초기 자료 수집 때 미국의 레트로한 파사드facade에 영감을 받아 작업을 진행했다. 전 디자이너는 전반적으로 과하지 않은 디자인을 하려 힘썼지만 갈림길의 초입에 위치한 매장인만큼 외관만은 과해도 괜찮겠다 생각했다고. 정 대표 역시 처음에는 프랜차이즈 햄버거 매장 같은 느낌이 들까봐 우려했지만 결과물이 상당히 마음에 들었다고 한다. 독특한 간판 덕에 플러피도넛은 지나다니는 이들에게 ‘연남동 그 도넛가게’로 각인됐다.
• 매장 곳곳에 배치된 각기 다른 디자인의 포스터도 눈에 띈다. 포스터를 걸기 시작한 건 매장에 ‘근사한 장신구’가 필요했을 무렵부터다. 컨셉추얼conceptual한 공간을 환기시키고자 했는데 가구나 시설에 변화를 주긴 쉽지 않아 그래픽 작업을 하게 된 것. 오랜 시간 전시될 인쇄물이기 때문에 도넛박스만큼이나 플러피도넛의 무드를 함축시키는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양한 디자인을 선보이되 브랜드 특유의 톤은 고정적으로 가져감으로써 공간의 완성도를 올렸다.
• 손님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는 도넛박스. 도넛이라는 제품의 특성상 풍부한 볼륨감이 잘 유지될 수 있는 튼튼한 패키지가 필요했다. 해외 여러 도넛 박스와 크게 다르지 않은 직육면체 박스지만 플러피도넛만의 무드가 함축된 디자인이 인기 요인. 한편 기능성도 놓치지 않고자 종이의 평량 역시 두툼하게 잡았고, 꾸준한 리뉴얼을 통해 아쉬운 부분을 지속적으로 개선해나가고 있다.
• 도넛을 반드시 주문하고 싶게끔 하는 매립형 쇼케이스는 처음부터 의도했던 건 아니었다. 기획단계에서는 돌출 형태를 고려했으나 ‘바’라는 한정적인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고, 공간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느낌을 위해 매립형으로 결정했다. 최종적으로 완성된 쇼케이스는 구성 자체는 사뭇 단순하지만 자꾸만 들여다보고 싶은, 호기심을 자아내는 요소로 자리 잡았다.
• 공들인 디자인의 마무리는 단연 도넛! 좋은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맛도 중요하지만 시선을 끌 수 있는 비주얼 또한 중요했기 때문에 오래 고민했다. 맛, 재료, 디자인 세 가지 요소를 모두 챙기기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라 아직도 아쉬운 점이 있다는 정 대표. 인공적인 첨가물을 넣지 않으려니 종종 한계에 부딪히지만 점점 더 나은 도넛을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플러피도넛>
수제도넛 전문점인 플러피도넛은 포화상태인 카페 시장의 틈새를 공략하고자 정우영 대표가 오픈한 곳이다. 수제도넛이 익숙한 나라인 ‘미국’을 콘셉트로 감각적인 브랜딩을 완성했다. 신선한 재료를 사용해 당일판매 원칙으로 수제도넛을 선보이고 있어 그동안 몰랐던 도넛의 매력을 체험할 수 있는 곳.
주소 서울시 마포구 성미산로 163
문의 02-336-7065
운영 매일 11:30~22:00
인스타그램 @fluffy.doughnut
요즘 개성있고 예쁜 인테리어의 카페가 많지만 그래도 눈에 띄는 디자인이네요.
2019-09-16
좋아요(0) 답변오늘 퇴근하고 여기 가야겠네요. 사람이 많을까 벌써부터 두렵습니다...
2019-09-02
좋아요(0) 답변외관디자인이 정말 멋지네요 외관만보고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생기겠는데요 ㅎ
2019-08-31
좋아요(0) 답변도넛매니아로서 정말 반가운 곳이네요!! 미국 정통 스타일의 도넛이라니 더 기대되네요. 패키지가 예뻐서 선물용으로도 좋을 것 같아요ㅎㅎ
2019-08-30
좋아요(0) 답변연희동과 연남동쪽으로 가는 길목이라고 해야하나? 지나가면서 봤던거 같은데 사진으로 더 예쁘게 나오는 카페네요 ㅎ
2019-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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