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닫기

해외 커피인 6인을 만나다 [Chapter 2-2]

커피스터디

TIP 해외 커피인 6인을 만나다 [Chapter 2-2]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올해 커피업계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싱글 오리진, 라이트 로스팅을 고수하며 일본의 새로운 커피 씬을 이끌어가는 글리치커피&로스터스의 대표 스즈키 키요카즈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스즈키 키요카즈(Suzuki Kiyokazu)글리치커피 대표
dcb5d02612a4bd9ea786a2b1af3d1725_1556604354_4125.jpg
 
자기소개 부탁한다.

13년간 챔피언 바리스타의 곁에서 로스팅, 바리스타 육성, 점포 개발을 담당했고, 2015년 <글리치커피&로스터스>를 오픈했다. 블랜딩 하지 않고 싱글오리진 라이트 로스팅 커피만 제공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글리치 커피를 취급하고자 하는 이들이 많다. 일본 커피의 응집을 견인하는 카페라 할 수 있다.

최근 주로 하는 일은 무엇인가?

점포 경영과 더불어 로스팅, 카페 컨설팅, 트레이닝을 맡고 있다. 전문학교나 회사에서 열리는 특별 강연도 나가고, 커피 산지에 가서 원두도 매입한다.

지난해 서울카페쇼에 부스로 참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카페쇼를 둘러본 소감은 어땠나?

그동안 해외 커피 전시회를 몇 차례 경험해왔다. 카페쇼를 보면서 한국은 ‘젊은이들의 성숙한 커피 문화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높은 나라구나’ 싶었다. 패션과 커피 문화가 서로 조화를 이루고 잘 섞여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한국과 일본의 커피 시장, 양국의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일본의 커피 시장은 퀄리티와 재료를 중요시한다. 하지만 이는 일부 소비자에게만 전달되고 있다. ‘커피는 마니아들이 즐기는 음료’라는 식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젊은 세대나 여성이 패션 감각으로 옷을 사는 것처럼 커피를 구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커피가 일상에 스며있는 음료라고 느꼈다. 카페의 공간 연출, 접근 방법도 매우 잘 돼있어 배울 점이 많았다.

좀 더 자세히 일본 카페와 비교해서 한국 카페는 어떤 느낌이었나?

일본의 좋은 카페들은 대부분 개인 카페가 많고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각 지역의 개성이나 아이디어가 많지만, 이를 잘 드러낸 가게는 다소 적다. 한국은 <어니언>, <센터커피>, <커피 리브레> 등 카페가 가진 정체성과 퀄리티를 깊게 고민한 다음, 인테리어에 녹여내 문 연 카페가 많았다. 이러한 점이 해외 많은 카페 가운데서도 한국의 성장세가 기대되는 이유라고 생각했다. 반면, 접객 서비스나 자동화, 매뉴얼화가 진행된 가게도 많아 보였다. 바리스타의 개성이 더 잘 표현되고 전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근 일본의 커피 시장 트렌드는 무엇인가?

일본은 다른 국가와 달리 예전부터 핸드드립 커피의 수요가 높았다. 싱글 오리진을 제공하는 곳이 많은 편인데, 도쿄에도 많은 개인 카페가 생겨나고 있다. 이전에 <폴바셋>에서 함께 근무했던 후배를 비롯해 <오니버스>, <푸글렌>, <로컬> 등 라이트 로스팅을 하는 동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이 일본의 커피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트 로스팅한 스페셜티 싱글 오리진 커피만 제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라이트 로스팅하지 않으면 산지의 맛을 그대로 발현시켜기 어렵다. 로스팅 포인트가 높으면 산지에서 전달되는 본래 풍미는 옅어지고 쓴맛으로 바뀌어 버린다. 커피 원두를 구입하러 산지까지 찾아가는만큼 우리가 납득할 수 있는 로스팅 포인트는 반드시 있었고, 최고의 로스팅 포인트를 찾은 게 지금의 라이트 로스팅이다. 블랜딩을 하면 모처럼 좋은 농장에서 재배한 커피에 실례를 범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물건을 최고의 상태로 제공하기 위해 비즈니스적인 측면의 이익은 생각하지 않더라도 이 방식을 고수하고 싶다.

한국은 아직 산미가 강한 커피는 거부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편이다. 일본은 어떤가?

주변 카페는 모르겠지만, 글리치커피는 라이트 로스팅한 커피의 산미를 좋아하는 손님들이 찾아온다. 시부야나 신주쿠에 가게를 열었다면, 그 동네 손님들이 방문했을 것이다. 진보초에 오픈한 이유도 이러한 커피를 선호할 고객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장은 해외에서 온 손님과 내국인이 절반인데, 커피를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장소다.

커피 콜렉션을 기획했다고 들었다. 이 페스티벌을 만든 이유는 무엇인가?

라이트 로스팅하는 이들과 함께 만든 페스티벌로 9회째 열고 있다. 일본에서는 라이트 로스팅을 고집하는 카페가 다수 있다. 커피 퀄리티도 좋을뿐더러 세계 챔피언도 많다. 하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소비자들이 많아, 여러 카페와 협력해서 정말 좋은 커피를 많은 이에게 알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커피 콜렉션을 계기로 일본 커피 시장 혹은 문화에 달라진 변화가 있다고 느끼나?

커피 콜렉션을 열고 난 뒤, 일본과 세계 각지에서 다양한 커피 페스티벌이 생겼다. 지금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현재 열리는 많은 커피 페스티벌은 음식, 디저트 등을 함께 판매하지만, 커피 콜렉션은 라이트 로스팅한 싱글 오리진 커피만 제공한다. 이 부분은 우리가 지켜나가야 할 확고한 가치이기 때문에 향후 열릴 커피 콜렉션에서도 유지할 예정이다.

올해 세계 커피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다양한 가공 방식, 재배 방법의 보급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싱글 오리진이 한 농장의 개성과 더불어 농장주의 캐릭터까지 담아내면서 농장주가 하나의 브랜드로서 유명해지리라 생각한다. 예를 들면, ‘에티오피아 ○○농장의 ○○농장주’라는 식으로. 지금도 이런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는 더욱 활발해지지 않을까.

올해의 목표와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새로운 페스티벌을 기획할 예정이다. 현재 글리치커피&로스터스 스탭들의 인재 육성에도 한층 더 신경 쓰고 싶다.

한국 커피인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국은 세계에서도 커피 문화가 성숙할 잠재력이 큰 나라라고 생각한다. 한국에 더 자주 방문하고, 한국에서 열리는 커피 페스티벌에도 참여할 생각이다. 일본에 온다면, 글리치커피& 로스터스에도 꼭 들르길 바란다. 한국인 관광객도 종종 찾아오기 때문에 앞으로도 많은 한국 바리스타들과 협력해서 좋은 커피를 세계 곳곳에 전하고 싶다.

※ 글리치커피&로스터스

글리치커피&로스터스는 2015년 도쿄 진보초에 문을 연 이래, 라이트 로스팅을 지향하는 일본의 대표 카페 중 하나다. 로스팅, 추출뿐만 아니라 산지, 가공 방식 등 커피 한잔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철저히 관리하며 커피가 가진 본래의 개성을 전하는데 힘쓰고 있다.



  월간커피 DB

사진  월간커피 DB

추천(0) 비추천(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