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세싱의 분류
zjvlWkd|작성일 : 19-04-18|조회수 3,641
카페에 가거나, 원두를 구매할 때 산지와 함께 내추럴, 워시드 이런 것들을 그냥 별 생각없이 넘어갔었는데
문득 궁금해져서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커피는 수확한 열매를 어떻게 가공하느냐에 따라 맛 차이가 확연히 난다. 가공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커피 향미에 치명적인 결함이
발생해 전체적인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지만, 반대로 커피가 지닌 잠재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다.
전통적으로 생두를 가공하는 방식에는 내추럴 프로세스와 워시드 프로세스가 있지만, 최근 이상기후와 병충해 문제가 심각해지고, 점차
다채롭고 개성 있는 커피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새롭고 독특한 가공방식을 개발하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1. 내추럴 프로세스
수확한 커피열매를 파티오라는 마당처럼 생긴 건조장이나 아프리칸 베드라고 불리는 건조대에 펼쳐 햇볕에 말린 후 탈곡하는 방식이다. 주로 물 공급이
어렵고 넓은 평지가 있거나 건기와 우기의 구분이 뚜렷하고 일조량이 풍부한 곳에서 볼 수 있다.
워시드 프로세스에 비해 물 사용량이 적어 친환경적이지만 건조시간이 오래 걸리고 노동력이 많이 들며, 과발효가 일어나 자칫 결점두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
그만큼 내추럴 프로세스는 균일한 품질을 유지하기 어렵지만 발효 과정만 잘 관리하면 오히려 발효 과정에서 생긴 유기물과 미생물로 인해 워시드 커피보다
복합적인 향미와 풍부한 바디를 지닌 좋은 품질의 내추럴 커피를 얻을 수 있다. 내추럴 커피는 커피열매의 껍질과 과육 성분이 생두에 흡수되어 단맛도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브라질, 에티오피아, 인도네시아, 예멘 등지에서 많이 사용되며, 로부스타를 생산하는 지역에서는 대부분 이 방법으로 커피를 가공한다.
2. 워시드 프로세스
수확한 커피열매에서 덜 익은 열매와 불순물을 걸러내 껍질과 과육을 벗겨낸 후 파치먼트에 남아있는 점액질을 세척해 건조하는 방식이다. 물이 풍부하고
발효탱크 등의 설비가 갖춰진 곳에서 볼 수 있으며, 건조시간이 짧아 대규모 생산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과도한 물 낭비와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이 우려되는 만큼 기존의 가공방식을 새롭게 개선하려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워시드 프로세스에서 껍질과 과육을 벗겨내는 작업은 펄핑이며, 이후 점액질은 생두를 일정시간 발효탱크에 담가 효소에 의한 자연발효로 제거하거나,
점액질 제거기를 이용한 물리적 방법, 또는 수산화나트륨을 이용한 화학적 방법으로 제거한다.
일반적인 워시드 프로세스를 풀리 워시드라고 하며, 이밖에도 세미 워시드와 더블 워시드가 있다. 워시드 커피는 내추럴 커피에 비해 단맛과 바디는 약하지만
전반적인 품질이 균일하며 깨끗하고 부드러운 맛과 산뜻하고 밝은 산미가 특징이다.
① 세미 워시드
커피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완전히 제거한 후 발효 과정을 거치지 않고 파치먼트 상태 그대로 건조하는 방식이다. 주로 해발고도가 낮은 지역의
농장에서 생두를 효율적으로 가공하기 위해 사용한다.
② 더블 워시드
커피열매에서 껍질과 과육을 벗겨낸 파치먼트를 발효탱크에 담가 남아있는 점액질을 제거한 후, 한번 더 발효시키는 방식이다. 1차 발효 때 미처
씻어내지 못한 점액질을 완전히 없애 쓴맛이 적으며 커피 향미가 깔끔하고 선명한 것이 특징이다. 보통 건식발효와 습식발효를 혼합해 사용하며 발효시간은 지역마다
다르다. 대표적으로 케냐의 이중발효를 들 수 있다.
3.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스
커피열매에서 껍질과 과육을 벗겨낸 파치먼트를 점액질이 남아있는 상태로 건조하는 방식으로, 내추럴 프로세스와 워시드 프로세스의 중간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펄프드 내추럴 커피는 건조 과정에서 점액질의 당 성분이 생두에 흡수되어 일반적인 워시드 커피에 비해 단맛과 바디, 산미가 강한 편이다. 유사한 방식으로
코스타리카에서 내추럴 커피의 품질 개선을 위해 고안된 허니 프로세스가 있다. 파치먼트에 붙어 있는 점액질이 마치 꿀 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이다. 허니 프로세스로
가공한 커피는 과육 양에 따라 건조기간과 색깔이 달라지며, 단계별로 블랙, 레드, 옐로우, 화이트로 구분할 수 있다.
① 블랙 허니
커피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10%가량 제거한 후 말린 커피. 커피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20~40%가량 제거한 후 하루는 햇볕에서, 하루는 그늘에서
건조하는 과정을 반복하여 단맛을 최대치로 끌어올린 커피. 다른 허니 프로세스에 비해 건조기간이 2배 이상 걸린다.
② 레드 허니
커피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20~40%가량 제거하여 파치먼트가 붉은 빛을 띠는 상태로 말린 커피. 점액질이 많이 남아있어 내추럴 커피와 비슷한 향미를 가진다.
③ 옐로우 허니
커피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60~80%가량 제거하여 파치먼트가 노란빛을 띠는 상태로 말린 커피. 점액질이 적게 남아있어 워시드 커피와 비슷한 향미를 가진다.
④ 화이트 허니
커피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90%가량 제거한 후 말린 커피
4. 기타
① 알마 네그라
커피열매를 일정 기간 비닐 백에 넣어 그늘에 두었다가 햇볕에 꺼내 말리는 방식. 커피열매를 파티오에 두껍게 쌓아놓거나 비닐을 덮은 채 건조 숙성하며
과발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간에 한번씩 뒤집어 준다. 일반적인 가공방식에 비해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발효과정에서 점액질의 당분이 생두에 스며들어 당도가 높아진다.
② 킬링 바사
인도네시아 수마트라 섬에서 사용하는 전통적인 가공방식으로 '젖은 파치먼트'라는 뜻이다. 길링 바사는 워시드 프로세스와 내추럴 프로세스를 결합한
일종의 세미 워시드 프로세스로, 웻 헐링이라고도 한다. 수확한 커피열매의 껍질과 과육을 벗겨내 수분 함량이 30~40%가 될 때까지 건조한 다음 탈곡 과정을 거쳐 햇볕에 한번 더 말리는 방식이다. 건조기간이 짧아 비가 많이 오는 지역에서도 사용할 수 있으며, 발효과정이 생략돼 과도한 물 낭비와 폐수로 인한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길링 바사로 가공한 커피는 전체적으로 밸런스와 바디가 좋고 스파이스 계열의 독특한 향미가 나는 것이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