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의 원리 - 물의 성질
dlgustjrzld|작성일 : 19-04-11|조회수 3,519
주변에서 드립하시는 분들의 얘기를 들으면 들을수록 즐기면서 깊게 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핸드드립에 입문하기 위해 커뮤니티와 여러 블로그들을 참고하고 있는데, 기술적인 부분들은 많은 언급되는 반면 원론적인 부분들이 잘 언급되지 않는 것 같아서 핸드드립의 원리를 한번 찾아봤습니다. 다들 이미 알고계신 내용이라 허접할수도 있지만,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혹시 제가 잘못 알고 있는게 있다면 날카로운 지적 부탁드립니다.
1. 물의 물리적 성질
1) 응집성 : 물의 응집력은 핸드드립 과정에서의 소위 '물줄기'를 이루는 가장 근본적인 물의 물리적 성질이다. 이러한 응집력은 온도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며, 온도가 높을수록 약해진다. 핸드드립을 물의 끓는점 가까운 온도에서 시작하는 이유 중 하나는 물의 응집력을 약하게 하여 커피 성분을 더 잘 받아들이도록 하기 위함이다.
2) 부착성 : 같은 분자 사이에서 작용하는 힘이 응집력이라면, 부착력은 서로 다른 분자 사이에 작용하는 힘이다. 부착력은 분쇄커피와 만난 물을 커피 내부 조직까지 짧은 시간에 원활히 침투시키는 에너지이자, 이후 발생할 수용성 성분의 용해, 확산과 같은 화학적 변화를 견인한다.
3) 중력의 영향 : 핸드드립식 커피 추출에 있어 중력으로 고려할 수 있는 중요한 현상은 투입된 물을 아래로 당기는 역할과 투입된 물의 표면을 수평으로 유지시키는 역할 등 두가지이다.
- 투입된 물을 아래로 당기는 역할 : 드립포트를 떠나 물붓기가 시작된 물은 입체적으로 중력의 영향을 받는다. 중력을 염두에 두어야하는 이유는 드리퍼의 구조적인 특성, 즉 물이 투입되는 공간의 모양새와 분쇄도에 따라 달라지는 커피입자의 크기에 따른 변수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입자의 크기에 따른 공극의 차이를 고려하여 응집력과 부착력을 이겨낼 수 있는 정도의 물의 무게를 올려주어야 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드립퍼의 분쇄커피가 물을 머금고만 있는 상태가 되고 이는 과다추출로 이어질 수 있다.
- 투입된 물의 표면을 수평으로 유지시키는 역할 : 만약 분쇄커피를 드립퍼에 담을 때 표면이 고르지 않게 담아놓고 물붓기를 시작한다면, 물을 투입하자마자 가장 낮은 곳으로 물이 흘러가 수평을 이루며 고인 뒤 아래로 흘러내려 갈 것이다. 또 고였던 물이 흘러내려 가는 만큼의 부피를 채우기 위하여 다른 곳의 물마저도 계속 흘러내려 올 것이다. 이 경우 물이 고이는 부분 아래의 커피입자들은 더 많은 물을 만나고, 그렇지 않은 부분은 더 적은 물을 만나게 된다. 이 경우 추출수율의 균형이 깨어진다. 또한 물붓기를 진행하는 드립포트의 높이를 높일수록 물의 위치에너지가 커진다. 그러면 드립퍼로 떨어지는 지점의 물의 힘이 강해져서 분쇄커피의 표면을 파헤치거나 먼저 투입된 물의 표층부 아랫부분까지 도달하게 된다. 이 경우 농도가 서로 다른 물이 드립퍼 내에서 불필요하게 유동하는 부작용을 낳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