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바리스타 체험기 2탄
victoriabc|작성일 : 19-12-27|조회수 5,813
안녕하세요.
지난번 글에서 여러 회원분들이 좋게 내용을 봐주셔서 이어서 2탄을 적어봅니다.
사실 머리 속에서 정리가 된 내용이 아닌 지금 글을 적으면서 정리하는 내용이 대부분이라서 글 내용이 허접하겠지만 많은 이해 부탁드립니다 :)
지난 번 글에서 일했던 카페 이전 다른 카페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2년정도를 일했던 카페는 중심가에 있는 Union Pacific Coffee였고, 이전에는 중심가에서 떨어져있는 로스터리카페 2nd Crack Coffee입니다.
현재 2nd Crack Coffee의 경우 이름을 변경해서 기억은 안나지만 사장님이 커피 바 바로 옆에 10kg 로스터기를 설치해 운영을 했습니다.
저는 당시 한국에서 딱 로스팅을 배우고 캐나다에 온 상태라서 이력서에 로스팅을 할 줄 안다고 적어놓으니 당일 연락이 왔습니다.
이 곳에서 일한건 거의 4~5년 전이라서 사진이 딱히 없네요. 당시 인스타그램에 여러번 올렸지만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다 보니 핸드폰에 있던 사진은 지운 것 같아요 ㅠㅠ
(대신 인터넷에서 찾은 사진을 참고로 올려드립니다. 사진을 보니 함께 일했던 Iminah의 모습도 보이는게 괜히 반갑네요)
일하기전 들었던 말 중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사진에 보이는 모든 인테리어는 사장님이 다 셀프로 직접 만들었다고 하시네요.
오른쪽에 보이는 로스터기와 바로 뒷편에는 콜드브루를 내리는 것도 직접 만드셨습니다.
면접은 매니저의 질문으로 주로 진행됐고, 기본적인 커피 질문과 로스팅 관련 (매니저는 로스팅을 잘 모르는 사람이었습니다.) 등이 끝나고 사장님과 직접 얘기를 했습니다.
사실 로스팅을 막 배운상태라서 겁이 났지만, 그래도 뭔가 새로운 배움의 기회였기에 사장님이 말하는 것을 최대한 귀담아 들었어요.
처음에는 바리스타로 시작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장님한테 로스팅 프로파일을 배워 주말에 납품을 위한 로스팅은 제가 진행하는 쪽으로 이야기가 됐습니다.
이 가게에서 재밌는 점은 대부분이 중고였다는 점 입니다. 사진이 없어서 아쉬운 에스프레소 머신은 라마르조꼬 모델로 약 30년 정도 된 모델을 직접 고치셨다고 하네요.
커피를 하기 전에는 엔지니어였던 사장님이 많은 부분을 직접 관여하셨습니다.
브루잉 커피를 위한 커피 스탠드도 직접 제작하시고....심지어 커피바 앞의 의자 쿠션은 생두가 담겨져 오는 포대? 자루를 사용해서 만드셨습니다.
나름 위생 관리를 위해 정기적으로 갈아주셨어요ㅎㅎ 생각보다 안락했습니다.
카페 운영은 심플했습니다.
사진에 보면 커다란 메뉴판 밑에 커튼이 있는데 커튼 뒤쪽에 부엌 공간이 있어서 아침에 오픈을 준비하는 사람이
칠리스프, 돼지장조림(인도식), 샌드위치 재료 준비 등을 했고, 커피바는 하리오v60 3개만 준비하면 되서 크게 어려울 게 없었습니다.
도시 중심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빅토리아가 워낙 큰 도시가 아니라서 손님은 정말 주변 동네 사람들이었습니다.
점심시간에 그나마 사람이 몰리는 시간이 아니면 거의 2시 이후부터 닫는 시간 (5시)까지는 혼자서 운영이 가능했죠.
2시 이후부터는 항상 혼자 슬금슬금 청소랑 마감준비를 해 5시 30분쯤 정산을 하고 나갔습니다.
머핀은 빅토리아에서 가장 유명한 도넛 가게에서 (이름을 까먹었습니다ㅠㅠ) 매일 아침 20개 가량을 받았고, 그날 남은 것은 폐기 처분하거나 직원들이 가져갔습니다ㅎㅎ
원두는 150g, 500g, 1kg 기준으로 판매했고, 주로 1kg 이상은 납품하는 가게용으로 따로 재고를 준비했습니다.
로스터기는 Diedrich라는 머신이었습니다. 사장님 프로파일에 맞춰서 직접 튜닝이 됐고, 직화식으로 프로스터와 크게 방식이 다르지 않은 로스터기라서 적응이 쉬웠습니다.
주로 볶는 콩은 [에티오피아, 페루, 케냐, 니카라과, 과테말라,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로부스타, 브라질, 디카페인] 지금 보니 상당히 많은 종류를 제가 로스팅 했었네요. 사실상 사장님이 알려준 프로파일을 기계같이 한 것이라서 제 실력 상승에는 별로 영향이 없었지만 당시에는 정말 재밌게 그리고 열심히 했습니다.
당시 커핑노트로 기록을 하다가 자료가 점점 많아져 감당이 안되서 엑셀로 정리를해 구글드라이브에 저장했습니다.
덕분에, 지금와서 과거의 자료를 보면서 기억을 하고 2020년 목표를 삼고 있는 로스팅 해보기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네요.
당시 정리했던 내용입니다. 별거 없고, 말그대로 진행과정을 정리했습니다.
당시에는 커핑은 1도 못했던 때라서 관능평가에 대한 자료는 없었지만, 이 자료에 보이는 에티오피아 시다모는 정말 좋아했던 커피로 기억하네요.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생두자체에서 강렬한 블루베리 향이 났고, 로스팅 후 추출에도 그 향이 잘 유지가 됐습니다.
사장님이 말씀주셨던 건, 에티오피아 경우 1차 크랙이 시작되면 뎀퍼를 다 오픈하고 정확히 1분 15초뒤에 무조건 배출하라고 하셨어요.
로스팅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나라는 브라질, 로부스타 였습니다.
2개의 특징은 크랙소리가 아주 잘 안들린다는 점 입니다. 브라질의 경우는 생두자체가 크지 않아서 소리로 구분이 힘들어서 매번 기존 자료와 콩 상태를 확인하면서 로스팅을 했고 로부스타는 다른 로스팅과 다르게 더 약한 불로 오래 로스팅을 했어야 돼서 (이유는 까먹었네요 ㅠㅠ) 타이밍을 잡기가 힘들었습니다.
이탈리아식 에스프레소를 선호하셔서 로부스타는 에스프레소 블렌드에 사용됐습니다.
글을 적다보니 참 많은 내용이 나왔네요. 아직 더 할 얘기가 있지만 추가적인 내용은 다음에 더 적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감사합니다 :) 쓰다보니 예전 일들이 생각나면서 쓰는 재미도 있네요 ㅎㅎ
19-12-30 04:10:39 좋아요(0)
가장 많이 느낀 점 같아요! 하지만 확실히 선진국? 이라서 그런지 손님과 같이 일하는 사람들의 마인드적으로는 참 배울게 많았던 경험같습니다 :)
19-12-27 05:20:24 좋아요(0)
저도 생존영어 수준이라서... :) 감사합니다!
19-12-27 05:19:58 좋아요(0)
더 많은 분들이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면 더 좋을 거 같아요 ㅎㅎ
19-12-27 05:19:36 좋아요(0)
경험도 없는 상태에서 판매해야 하는 콩을 볶다보니 참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ㅠㅠ
19-12-27 05:00:11 좋아요(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