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할 일만 남은 디카페인 커피
디카페인 커피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관세 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디카페인 생두 수입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먼저 디카페인 생두 수입량은 2022년 5,612t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53.2% 높아진 수치다. 수입 금액은 4,044만 달러로 2021년 대비 95.3%나 높은 금액이다. 디카페인 원두 수입 중량 및 금액 또한 큰 증가세를 보였다. 수입 중량은 전년보다 21% 증가한 1,320t을 기록했고, 수입 금액은 2021년보다 22.6% 늘어난 3,145만 달러다.
온라인 버즈량 조사 결과에서도 디카페인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온라인커피플랫폼 ‘더컵’에서 2022년 4월에 발행한 ‘소셜인사이트리포트 Vol.100 디카페인’에 따르면 디카페인의 버즈량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14년 1만 9,006건에서 2021년 16만 9,360건으로 7년 사이에 약 791% 늘어났는데, 특히 2020~2021년에 큰 증가폭을 보였다. 11만 2,242건에서 약 34% 상승하면서 7년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
여러 커피기업에서 발표하는 판매량 지표들도 디카페인의 인기를 입증한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2020년 디카페인 음료 매출액이 전년 대비 21.3% 증가했다고 밝혔고, ‘이디야커피’ 또한 같은 해 디카페인 콜드브루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늘었다고 알렸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관련 메뉴와 제품도 끊임없이 출시되고 있다. ‘메가MGC커피’는 지난 2월 17일 기존 에스프레소 음료 29종에 디카페인 옵션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디야커피 역시 모든 커피 메뉴를 디카페인으로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미루꾸커피’는 최근 디카페인 캡슐커피와 드립백을 출시했다는 소식이다.
업계는 이와 같은 디카페인 열풍을 ‘헬시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헬시플레저란, 먹는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으면서도 건강을 챙기고자 하는 움직임으로, 디카페인뿐만 아니라 무알코올, 제로 칼로리 제품 등이 인기를 얻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이 트렌드는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디카페인 소비 또한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수요 증가와 함께 품질 향상도 기대돼
수요가 높아지면서 제품의 품질 또한 점차 향상되고 있다. 일반 커피 대비 풍미가 부족하다는 디카페인 커피의 한계가 극복되고 있는 것이다. ‘커피리브레’는 각 마이크로 랏에서 엄선한 커피를 마운틴워터 공법으로 카페인을 제거한 과테말라 엔트레 볼카네스Entre Volcanes, 코스타리카 라 리아La Lia, 콜롬비아 우일라 리브레 셀렉션Huila Libre Selection과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리치피치El Paraiso Lychee-Peach 등 다양한 디카페인 커피를 소개한 바 있다. 이들 커피는 오렌지, 살구, 감귤 등 기존 디카페인 커피에서는 느끼기 어려웠던 과일 계열의 향미를 지니는 것으로 알려진다. 서
필훈 대표는 이 중 특히 콜롬비아 엘 파라이소 리치피치 디카페인은 카페인을 제거하지 않은 일반 리치피치와 맛이 거의 같아 신기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커피애호가로서 엘 파라이소 리치피치 디카페인 커피를 맛봤다는 한 소비자는 “지금까지 맛봤던 디카페인 커피들은 늘 군고구마 같은 뉘앙스를 지니고 있었다. 몇년 전보다 맛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일반 커피만큼 다채로운 향미를 느낄 수 없다는 점이 아쉬웠는데, 리치피치 디카페인을 마셔보고는 정말 놀랐다. 디카페인 커피에서 과일 향미를 느낀 게 처음이라 바로 원두까지 구매했다”라는 후기를 전했다.
‘지에스씨인터내셔날’, ‘알마씨엘로’ 등의 생두 전문 업체들은 새로운 공법이 적용된 디카페인 커피를 소개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슈가케인Sugarcane’. 사탕수수 발효로 만들어진 에틸아세테이트와 물을 혼합한 용액에 생두를 투입함으로써 카페인을 추출하는 방식이다. 업체의 설명에 따르면 이는 생두의 세포 구조를 파괴할 수있는 과도한 열이나 압력을 방지해 커피 고유의 특성을 보존하면서 단맛을 높여준다. 커피의 맛을 최대한 살리면서 카페인만 제거해내는 새로운 가공법의 개발과 지속적인 관심이 디카페인 커피시장을 얼마나 더 다 채롭게 만들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