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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티 커피업계에 발 들이는 로부스타 커피

비즈니스 스터디

스페셜티 커피업계에 발 들이는 로부스타 커피
로부스타 하면 당신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미지는 무엇인가? 아마 저가, 저품질, 인스턴트커피 같은 키워드가 주를 이룰 테다. 이처럼 스페셜티 커피와는 관계없어 보이는 이 품종이 언제부턴가 조용히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로부스타와 블렌딩

최근 미국 '블루보틀커피Blue Bottle Coffee(이하 블루 보틀)'가 출시한 블렌드가 눈길을 끌었다. '로부스타 블 렌드 넘버원Robusta Blend No.1'이 바로 그것. 직관적인 이름이 드러내듯 로부스타를 배합해 만든 커피 다. 물론 블렌드에 로부스타를 사용한 것 자체는 특별 한 일이 아니다. 특유의 고소함, 안정적인 생산성, 아라비카 대비 낮은 가격 등의 장점 덕에 로부스타는 블렌딩용 커피로 널리 활용돼왔다. 블루보틀 또한 이전부터 인도산 파인 로부스타가 포함된 블렌드 '17피트 실 링17ft Ceiling'을 판매해오고 있다. <벙커컴퍼니> 박승 규 대표는 로부스타에 관해 "다크 로스트에 필수적인 커피다. 로부스타는 품질이 좋지 않다는 편견이 있는데 다크 로스팅 시 바디감을 유지하려면 로부스타를 사용 해야 한다. 로스팅 포인트가 강해질수록 아라비카 커피는 질감이 떨어지므로 로부스타로 이를 보완하는 것" 이라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다만 블루보틀의 새로운 블렌드처럼 로부스타를 전면 에 내세우는 경우는 드물다. 블렌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지 않은 것도 사실이거니와, 앞서 말한 것 처럼로 부스타가 저품질 커피라는 인식이 만연하다는 것도 현 실적인 걸림돌이다. 로부스타 블렌드 넘버원이라는 이름이 다소 과감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블루보틀은 "이 블렌드는 로부스타에 대해 퍼져있는 모든 믿음에 의문을 제기한다. 환상적인 블렌딩, 정교하고 숙련된 로스팅, 탐구적인 소싱을 통해 우리는 로부스타를 재정의 한다"라며 상품을 소개했다. 여기에 사용된 베트남 로부 스타에 대해서는 "베트남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커 피생산국이지만 로부스타를 주로 생산해 스페셜티 업계에선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파인 로부스타라는 새 로운 산업 표준으로 인해 스페셜티 커피세계에도 베트남 생산자들을 위한 자리가 만들어졌다. 블렌드에 사용 된 로부스타는 선별적인 수확과 허니 프로세스를 거쳐 기대 이상의 품질을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20년 이상의 커피 경력을 보유한 <뉴웨이브커피로스터스> 유승권 대표는 본지 2021년 8월호 '커피 인사이드'를 통해 "스페셜티 커피와 파인 로부스타가 섞이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매력적인 플레이버를 만들어낸다. 이 조합은 무궁무진하지만 아직은 개척되지 않은 영역이기에 투자할 가치가 충분하다"라고 말한 바 있다. 블루보틀의 새로운 시도는 정확히 이 조합에 해당하는 사례로, 파인 로부스타의 더욱 적극적인 활용을 유도하는 촉발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타개책으로서의 로부스타

앞서 몇 차례 언급한 파인로부스타. 과거에 비하면 많이 알려졌지만 몇몇 사람에겐 여전히 생소할 이 단어는 로부스타계의 스페셜티 커피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80점 이상의 아라비카 커피가 스페셜티로 분류되듯 로부스타에도 기준이 존재한다. 로부스타의 품질 향상 연구를통한엄격한품질관리,등급분류체계가정립 되기 시작한 것은 20세기 후반. 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 Specialty Coffee Association of America, SCAA가 약 3년간의 R커피 프로그램으로 지금의 프로토콜을 만 들었다. 이에 따르면 로부스타는 '파인Fine', '프리미엄 Premium', '커머셜Commercial' 세 가지 등급으로 구분되며, 매년 전세계에서 생산된 로부스타 중 단 2%만이 파인 등급을 받는다. 실제로 파인 로부스타는 짠맛이 적고 단맛이 탄탄하며, 부드러운 쓴맛과 균형 잡힌 질감 및 촉감을 지닌다고 알려진다. 이를 블렌딩에 사용 하면 하위 등급의 로부스타에서 날 수 있는 잡미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파인 로부스타라는 분류 체계가 등장한 것처럼 로부스 타의 품질 향상을 도모할 움직임은 계속되고 있다. 월 드커피리서치World Coffee Research, WCR는 "로부스 타 관련 연구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편이다. 그러나 로 부스타에는 품질 향상을 기대할 만한 높은 잠재력을 지닌 유전적 다양성이 축적되어 있다"라면서 "현재 '전 장 유전체 연관 분석Genome-wide association study, GWAS' 방식을 이용한 연구 프로그램을 설계 중이다. 이 를 통하면 품질을 최우선으로 하는 새로운 로부스타 연구에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스페셜티 커피시장에서는 좀처럼 관심받을 일이 없던 로부스타가 앞으로 존재감을 드러낼 여지는 상당하다. 환경 문제로 생산에 위협을 받는 아라비카의 대체재로 떠오르는 동시에 지속적인 품질 관리로 충분한 가능성 을보이고 있기 때문. 게다가 산미보다 고소한 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소비자의 특성을 고려하면 로부스타 의 시장성은 굉장히 높다. 국내 로스터리들 또한 이러 한 추이를 반영하여 새로운 블렌드 개발에 임한다면 여러 어려움을 해소 할 수 있는 솔루션을 찾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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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월간커피
사진  CQ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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