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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호석 교수] 커피산업의 핵심, 에스프레소 머신 & 그라인더 -1

전문가 칼럼

커피산업의 핵심에스프레소 머신 & 그라인더
에스프레소는 1948년 이탈리아의 아킬레 가찌아에 의해 개발된 이래로 전 세계에서 가장 일반적인 커피 추출방법이 되었다. 에스프레소를 ‘커피의 심장’이라 부르며 이를 활용한 베리에이션 메뉴들이 탄생했고 지금도 다양한 메뉴가 개발 중이다. 대체 에스프레소의 어떤 매력이 전 세계인을 빠져들게 만든 것일까? 또한, 무엇 때문에 이토록 많은 진화와 변혁을 겪었을까? 이번 호에서는 보다 폭넓은 시각에서 에스프레소 시장의 흐름과 주요 쟁점 사항을 살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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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프레소란?
이탈리아어로 ‘빠르다’는 의미에서 유래된 에스프레소는 20~30초 동안 추출한 30㎖(1oz)의 커피 원액을 뜻한다. 추출량에 따라 다시 에스프레소, 리스트레토, 룽고로 나뉜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머신은 9~10기압의 높은 압력으로 팩킹된 커피를 단시간에 통과시켜 원액을 얻는다. 여기서 팩킹이란, 한 잔당 7~10g의 커피를 그라인더로 분쇄 후 포타필터에 담아 탬핑하고, 태핑하고 다시 탬핑하는 포장과정을 말한다.


우유 스티밍
에스프레소 종주국인 이탈리아 사람들은 에스프레소 다음으로 카푸치노를 많이 마신다. 미국과 호주, 일본, 우리나라의 경우 우유가 첨가된 메뉴의 비율이 에스프레소와 아메리카노에 준하는 수준으로 많기 때문에, 에스프레소 추출과 함께 우유 스티밍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에스프레소 머신 안에 있는 보일러의 물이 끓으면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수증기는 스티밍에 사용된다. 스티밍은 우유 온도를 높이고, 거품을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바리스타는 자신이 만들 음료에 따라 스트레칭, 롤링의 비율을 조정하여 약 65~70℃의 부드러운 거품을 가진 우유를 만든다. 스티밍의 연장선에 있는 또 하나의 파트, ‘라떼아트’는 스티밍으로 만든 우유 거품을 활용하여 크레마와 조화를 이루는 그림을 완성하는 작업이다.


기계의 진화
에스프레소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에스프레소 머신과 그라인더 등 2개 이상의 장비가 필요하다. 로스팅한 커피는 그라인더로 분쇄 후 에스프레소 머신을 통해 한 잔의 커피로 완성된다. 전통적으로 에스프레소 머신은 보일러의 압력을 수동으로 가하는 레버식 머신, 버튼을 누르면 일정한 압력으로 추출이 이뤄지는 반자동 머신, 원하는 메뉴 버튼을 누르면 분쇄부터 추출까지 모든 과정이 이뤄지는 전자동 머신으로 구분된다. 현재 커피시장은 반자동 머신이 약 70%, 전자동 머신이 약 25%, 수동머신이 약 5%의 시장 점유율을 차지한다. 에스프레소 머신은 업장의 환경과 바리스타가 추구하는 커피스타일에 따라 고르는 것이 좋지만 브랜드 밸류나 트렌드를 따라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반자동 머신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것은 균일한 추출을 위한 ‘안정성’과 바리스타의 스킬을 적용해 스펙트럼을 넓게 활용할 수 있는 ‘가변성’이 모두 적용되기 때문이다. 에스유상사의 김상욱 대표는 “머신 선택은 창업 자금에 따라 보급형과 하이엔드를 고르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들 중에 브랜드나 트렌드를 쫓아 고가의 하이엔드 머신을 구매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앞서 언급한 하이엔드 머신의 정의는 아직 불명확하다. 하이엔드 머신은 최첨단 기술이 적용된 머신이라는 전제로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생각해볼 수 있다. 먼저, 가변성이 좋은 머신으로 온도, 압력, 유속, 유량의 변동을 바리스타가 폭넓고 세밀하게 적용할 수 있어 커피의 향미를 보다 명확하게 드러내 주는 머신이다. 두 번째는 안정성이 좋은 머신으로 첨단 기술을 바탕으로 추출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온도 및 압력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는 머신이다. 이와 관련해 대교통상의 한영선 대리는 “하이엔드급 머신은 계속 발전하고 있다. 출시되는 머신의 진화가 매우 빠르게 때문에 엔지니어의 입장에서도 지속적으로 연구해야 한다. 가변성에 초점을 둔 머신은 커피를 오래 접해온 바리스타들에게 적합하고, 안정성이 높은 머신은 효율적인 매장 운영을 목표로 하는 업주들에게 추천한다”고 말했다.

하이엔드급 머신은 모든 브랜드가 고급이라는 개념 아래 저마다 가변성 혹은 안정성을 내세우며 고사양 머신으로 출시되고 있다. 버튼 하나만 누르면 메뉴가 완성되는 등 머신에 적용된 기술의 발전으로 바리스타는 점차 필요 없어질 것으로 생각하기보다, 변수를 제어할 선택요소가 많아졌다는 점에서 더욱 전문성 있는 바리스타의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연결 짓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이로써 바리스타는 단순히 에스프레소 샷을 뽑는 능력이 아닌, 커피를 이해하고 최적의 레시피를 구현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해졌다. 또한 소비자는 머신을 구매할 때 자신의 커피 스타일에 적합한 것을 고르는 신중한 안목이 요구된다.


전자동 머신 or 반자동 머신
커피프랜차이즈와 개인카페 대부분은 반자동 에스프레소 머신을 사용한다. 스타벅스는 2008년부터 매장의 머신을 라마르조꼬에서 마스트레나로 전격 전환했다. 마스트레나는 버튼만 누르면 그라인딩부터 추출, 스티밍까지 커피의 제조공정이 전자동으로 작동이 이뤄지는 머신이다. 당시 많은 커피업계 사람들은 스타벅스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자구책’이라며 비아냥거리기도 하고 ‘커피업계의 리딩 컴퍼니로서 선구자적인 선택’이라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했다. 그로부터 십 년이 지난 지금도 스타벅스는 전자동 머신 마스트레너를 사용한다. 반면,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여전히 반자동 머신을 쓴다. 에스유상사의 김상욱 대표는 이에 대해 “결국 커피를 만드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전자동 머신이 해결해야 할 시장과 반자동 머신이 감당해야 할 시장은 구분되어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고 설명했다.

2018년 WBC 한국 국가대표 전주연 바리스타도 “전자동 머신이나 그보다 더 발전된 머신이 균일하고 안정적인 추출을 할 수는 있다. 하지만 바리스타는 다양한 표정으로 주문을 받으며, 소비자와 감정을 교류하기 때문에 비교 불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이엔드 머신의 등장으로 보다 전문성 있는 바리스타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의견과 스타벅스의 전자동 머신 도입은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는 스타벅스 리저브를 중심으로 다양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스타벅스 리저브는 창업자 하워드 슐츠가 차세대 스타벅스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제시한 매장형태로 브루잉바가 있고, 미디엄 로스팅 커피를 판매하며, 하이엔드급 머신인 빅토리아 블랙이글을 설치해 보다 안정적이고, 다채로운 메뉴를 선보인다. 결국 전자동 머신과 반자동 머신은 어느 한쪽이 잠식하는 형태가 아닌 완전히 다른 형태의 시장으로 공존해야 함을 스타벅스의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 커피시장은 여전히 스페셜티 커피와 미디엄 로스팅에 열광하고 있다. 이러한 커피를 추출하기 위해서 전자동 머신은 초고급 사양이어야 안정적인 추출이 가능했다. 여기서 의미하는 초고급 사양의 전자동 머신은 반자동 머신의 기능과 비교했을 때 중급기 이상의 성능이다. 이같은 이유로 가격과 안정적인 추출의 측면에서 다시 반자동 머신의 회귀 현상이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된다.



  송호석

사진 월간커피 DB


추천(1) 비추천(0)

  • 태린이

    전주연바리스타 말에 동감합니다!!!!
    바리스타는 전문직이기도하지만 서비스직이기도한것같습니다!

    2019-01-19

    좋아요(0)
  • Rusiapark

    스페셜티의 유행으로 인한  전자동 머신은 초고급 사양이어야 안정적인 추출이 가능함으로  비용들이 많이드는게 현추세지요

    2019-01-08

    좋아요(0)
  • 연하선경

    좋은 내용 잘봤습니다 저에게 유익한 기사입니다  특히 바리스타는 다양한 표정으로 주문을 받으며, 소비자와 감정을 교류하기 때문에 비교 불가라고 생각한다 라는 말이 울림을 줍니다

    2019-01-03

    좋아요(0)
  • 바니테드

    정말 기본을 다지기에는 충분한 내용이네요. 감사합니다!!!

    2018-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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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offeeeeeeee

    정말 좋은 내용이네요ㅠㅠㅠ 공부 열심히 하겠습니다. 뭔가 교수님이 알려주시는거 같아서 더 신뢰가 간다고 해야할까요???

    2018-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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