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메그 스페셜티 에스테이트 커피는 재배면적이 560ha 규모로, 연간 2,000백의 커피를 생산한다. 1992년 일리카페 브라질 퀄리티 에스프레소 커피 어워드에서 1위를 차지한 후, 일리커피와 에스프레소용 커피 공급 계약을 체결해 이 관계는 27년째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농장주는 “중간 공급업체 없이 직접적인 공급 체인망을 구축했음에 큰 의미가 있으며, 단순한 공급자가 아니라 커피에 대한 아이디어와 지식을 공유하고 있다”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나이메그 커피는 1965년 독일계 이민자인 아버지와 브라질 출신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게슨 나이메그Gerson Naimeg가 구입한 파라나Parana 북부의 작은 농장에서 시작됐다. 1975~1981년 브라질 커피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던 ‘블랙 프로스트Black Frost’ 때문에 다른 생산자들과 함께 세라도 미네이로Cerrado Mineiro로 이주했고, 현재는 게슨과 그의 자녀들이 농장을 운영한다. 큰형 호세Jose는 가족들 간의 일과 수출을 담당하며 나이메그 커피의 대외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수석 농학자인 동생 마우로Mauro는 커피나무의 건강하게 자라도록 돌본다. 마지막으로 게슨은 경영을 맡고 있다.
나이메그 가족 그룹은 ‘Ouro Verde(Green Gold Farm)', 'Pantano', 'Londrina', 'Lages'까지 총 4개 농장을 소유하고 있다. 그중 판타노는 1982년 설립되어 고품질의 스페셜티 커피 생산에 주력하는 곳이다. 숙소에서 출발해 이곳에 도착할 때까지 들판과 비포장도로를 달리다 마주한 이곳은 정말 아름다웠다. 농장에 가까워질수록 잘 다져진 테라로사 도로와 앞마당에 심긴 나무에 만개한 꽃들이 우리를 반겨주는 것만 같았다. 농장주 부부는 점심식사로 손수 요리한 브라질 스타일의 파에야, 구아바 젤리, 무화가 설탕절임 등을 대접했다. 20년 이상의 주부 경력에 사찰음식전문 조리사 자격을 겸비한 필자는 식사에 진정한 정성이 깃들어있음을 곧장 알아챘다. 이곳의 커피 역시 그럴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
세심하고 열정 넘치는 커피 생산지
이 농장은 열대우림동맹 인증은 물론, 법적 요건의 6배에 달하는 100ha 이상을 자연보존 지역으로 지정해 자연환경과 직원들의 노동환경, 인권 보호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고 했다. 지속가능한 커피와 자연 보존을 위한 농장주의 의지가 느껴졌다. 또한 200종 이상의 품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커피연구소와 협력해 프로세싱과 커피 향미 관련 실험을 진행한다.
프레젠테이션에서 농장주는 독특한 개성이 있는 커피와 품질 보증에 대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한 나이메그 스페셜티 커피 랏을 세분화하고 품종, 프로세싱, 고도, 토양 등에 대한 모든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프로세스 및 시스템을 갖추어가고 있다고. 프레젠테이션이 끝난 뒤에는 37년 전 이곳에 처음으로 만들어진 파티오와 농가의 이모저모를 둘러보았다.
농장을 운영해오며 축적된 부모들의 커피지식에 세라도 미네이로 지역의 커피지식이 결합돼 농사가 비교적 잘 이루어지는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이곳은 1세대부터 스페셜티 커피를 시작했기 때문에 50년 이상의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실현하고자 하는 건 고객 개개인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맞춤식 커피를 생산하는 것이다.
세라도 미네이로 지역의 커피는 초콜릿, 캐러멜 향미와 단맛, 풀바디 등의 특징을 가지는데, 파젠다 판타노에서는 그 외에도 복합적인 향미를 끌어내기 위해 수확 전에 일부의 커피를 가지고 여러 프로세싱 및 테스트를 거친다. 테스트 결과에 따라 스페셜티 커피 랏을 선정하고, 어떤 방식의 프로세싱을 적용할지 결정해 최상으로 익은 체리만을 선별 수확한다고. 이 모든 과정은 농장에서 완벽하게 컨트롤하며, 랏별로도 엄격한 관리가 이루어진다고 한다.
본격적인 수확은 5~9월 사이에 이루어지며 수확된 커피들은 웻 밀에서 이물질 제거와 선별을 진행한다. 선별된 커피는 발효통에서 발효한 뒤 내추럴 프로세싱을 거치거나 아프리칸 스타일 베드 ‘테헤이로 서스펜소Terreiro Suspenso(일부 농장에서는 레이지드 베드라고 부른다.)’에서 4~7일 동안 자연 건조하는 펄프드 내추럴 프로세싱을 거친다. 이 베드로 옮겨진 커피들은 자주 솎아줘야 한다고 한다. 노동요를 부르며 솎는 작업을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 필자 또한 덩달아 어깨를 들썩이기도 하고, 직접 솎아보기도 했다.
펄프드 내추럴 커피는 내추럴 커피보다 클린하며 밝고, 바디감은 보다 가볍고 복합성이 더 좋다고 한다. 이곳의 모든 커피는 자연건조하고, 고객사로부터 주문이 들어온 후에 탈곡하며 그린빈의 신선도와 맛 보존을 위해 출고 시 항상 그레인프로Grainpro 포장을 한다. 이처럼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지역의 학교와 농장 직원들을 위해 다양하게 지원하고 있다고 농장주는 설명했다.
커핑에서는 12종의 커피를 맛봤다. 이중에는 마이크로랏 4곳의 커피도 섞여있었고, 대부분의 커피가 SCA 기준 스페셜티 커피였다. 가장 궁금했던 펄프드 내추럴 커피의 경우 깔끔하고 부드러운 오렌지 산미와 초콜릿의 단맛이 길게 느껴졌다. 일부 커피에서는 복숭아, 망고, 파파야와 같은 과일 향미가 느껴지고, 또 다른 커피는 부드럽고 라운드한 바디감으로 마시기 편안했다. 전반적으로 부드러운 단맛과 밸런스가 상당히 좋은 커피였다. 한편 이곳은 커피 랩을 갖추고 있어 커핑 외에도 커피 퀄리티 점검, 각각의 커피와 잘 어울리는 브루잉 방법에 대한 연구 등도 이루어진다.
이곳의 커피가 편안한 이유
농장주는 “물, 꽃, 동물 등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건 궁극적으로 커피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열대우림동맹의 인증을 받는 것은 법적인 요건을 떠나, 이 농장에게는 너무도 당연한 일인 듯 했다. 뒤이어 그는 “스페셜티 커피 재배를 위한 가족들의 사랑과 화합, 그리고 고객들의 신뢰가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고 했다.
다리가 불편한 농장주의 어머니와 늦은 저녁까지 함께 농장 곳곳을 거닐며 커피 얘기를 나누었다. 포르투갈어를 모르는 우리, 영어를 못하는 그녀였지만 커피는 이심전심으로 통했다. 온종일 농장주 가족들과 함께 어울리다 보니 어느덧 노을이 지기 시작했고, 노을의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다시 파티오로 향했다. 고즈넉한 저녁노을과 파티오에 펼쳐진 커피 체리를 보니 분주하고 들떴던 마음이 차분해지고 하루의 피곤함도 가시는 듯 했다. 저녁노을은 마치 이곳의 커피를 대변해주는 것 같았다. 커피의 편안함과 섬세함, 그리고 강렬함을.
파젠다 판타노 농장 정보
● 인증 Regio Cerrado Minerro, UTZ, Rainforest, 4Association, BSCA
● 지역 Cerrado Mineiro
● 평균 생산량 50,000 bags
● 수확시기 5~9월
● 규모 총 1348ha(커피 재배 면적 1065ha)
● 생산고도 1,050~1,150m
● 프로세싱 세미 워시드, 내추럴, 펄프드 내추럴
재배 품종
● 아카이아
● 레드•옐로우 버번
● 레드•옐로우 카투아이
● 이카투
● 문도노보
現 커퍼스(한국커피품평협회) Cupper
現 티포인트 스튜디오 대표
現 서울시 강서구, 관악구 노동복지센터 커피강사
現 SCA Q-grader
前 이스타항공 창립/서비스마케팅 실장
前 아시아나항공 승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산지자료를 보니 브라질에 직접 가고싶은 마음이 드네요~
2019-04-19
좋아요(1)돼지라서 그런지...음식부터 보이네요. 브라질에 대해서 매번 올라와서 많이 배워갑니다~
2019-04-18
좋아요(1)물, 꽃, 동물 등 자연을 소중히 여기는 건 궁극적으로 커피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고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 생각한다는 농장주의 말이 정말 감명깊네요. 커피산업의 지속가능한 발전은 이런 생각 하나에서 출발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2019-04-15
좋아요(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