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외식업체가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커피전문점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커피시장의 성장에 편승해 ‘스타벅스’와 같이 상대적으로 고가인 커피 프랜차이즈 매장도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편 저렴한 가격과 테이크아웃을 무기로 앞세운 저가커피 브랜드의 성장세도 괄목할 만합니다. ‘메가커피’는 가맹점 수가 1,600개를 넘었고, ‘컴포즈커피’는 1,200개, ‘더벤티’는 750개를 돌파했습니다. 이렇듯 현재 국내 커피시장은 가격에 따른 양극화가 뚜렷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 이유를 찾기 위해 커피 가격이 소비자 인식과 구매의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고 이에 대한 답을 찾아보았습니다.



근래의 국내 커피시장을 설명할 목적으로 ‘가격에 따른 소비자 인식과 구매 의도’를 조사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실험은 커피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다른 변수는 통제하고 메뉴명(아메리카노)과 가격만을 제시했으며 가격은 1,000원부터 5,000원까지 다섯 가지로 분류했습니다. 설문조사는 수도권 거주자 중 하루 1잔 이상의 커피를 마시는 20~50대 250명을 대상으로 약 15일 동안 자기기입식으로 진행했습니다. 설문참가자는 메뉴와 가격을 보고 다섯 가지 항목(품질, 서비스, 가치, 구매의도, 위험)에 대한 인식의 점수를 매겼습니다. 설문 내용을 정리한 결과는 [그림2]와 같으며 이는 현재 커피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양극화 현상을 유효적절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먼저 위험인식을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가격이 1,000원인 아메리카노는 다른 가겨대에 비해 위험인식이 가장 높습니다. 옛 말에 ‘싼 게 비지떡’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상품의 가격이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수준보다 너무 저렴하면 오히려 메뉴의 품질을 의심하게 됩니다. 즉, 위험인식이 높아지고 구매를 꺼리게 되는 것이죠.

1,500원으로 가격이 책정된 아메리카노는 다른 가격대의 아메리카노에 비해 가치가 가장 높다고 인식되었습니다. 가치는 가격대비 품질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위험인식이 높은 1,000원 아메리카노를 제외하면 1,500원 아메리카노가 가격으로 품질을 나눈 값이 가장 컸습니다. 가치가 높으면 소비자들의 구매 의도 또한 커지게 됩니다. 이는 요즘 저가형 커피 브랜드의 인기가 급상승하면서 매장이 우후죽순 늘고 있는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가격이 2,500원과 3,500원인 아메리카노는 소비자 인식과 구매 의도에서 중간치의 수준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른 가격대의 아메리카노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최근 ‘디지털타임스’에 보도된 내용을 보면 이해가 쉬워집니다. “매장 수 기준 국내 1위 커피전문점 이디야커피가 애매한 행보로 제자리걸음 중이다. 지금의 이디야커피를 만든 강점인 가격 경쟁력은 잇단 가격 인상으로 인해 무뎌진 반면 대형 매장, 커피랩 등을 통해 꾀했던 고급화 역시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가격이 5,000원인 아메리카노는 다른 가격대의 아메리카노에 비해서 품질인식과 서비스인식이 가장 높게 나타났습니다. 가격이 높으면 소비자들이 이를 명품이라고 인식하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습니다. 흔히 가격이 비싸다고 인식되는 스타벅스가 승승장구하는 노하우를 이처럼 가격 전략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가격을 이용한 단순한 실험만으로도 현재 커피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저가 브랜드의 활황세, 가격에 따른 양극화 현상 등을 설명할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결과는 모두 소비자의 품질인식, 서비스인식, 가치인식, 위험인식, 그리고 구매 의도에서 기인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렇듯 카페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는 물론, 이미 사업을 시작한 경영자들도 가격이 소비자 인식에 미치는 영향에 집중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설문결과에서 도출한 소비자의 구매 영향을 바탕으로 가격 결정에 대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를 바랍니다.